트레이딩에 대해서 (1)

    예전에 주식투자에 있어서 본인의 스탠스를 정해야 한다고 포스팅 중에 한 얘기가 있습니다. 본인이 Investor가 될 것인가 아니면 Trader가 될 것인가. 이 두 포지션에 대한 방향 정리만 돼도 주식투자에서 절반은 준비가 된 것입니다. 오늘은 트레이딩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고자 합니다. 얼마나 트레이딩에 대해서 포스팅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생각나는 데로 처음부터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낮은 진입장벽 잦은 실패

     

    여러분은 주식투자를 처음 하실 때 어떻게 첫 매수를 하셨나요? 대부분 방송매체나 주변인들에게 A라는 주식이 앞으로 전망이 좋고 많이 오를 거 같으니 매수하라는 얘기를 듣고 매수를 하셨을 겁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으니깐요. 단순히 가격이 오를 것이다라는 근거로 매수에 들어갔다면 이것은 트레이딩의 방법으로 투자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무 자르듯이 명확한 정의는 아닙니다. 이렇듯 누구든지 돈만 있으면 주식 앱을 깔고 내가 원하는 주식을 원하는 수량만큼 살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즉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는 뜻입니다. 

     

     

    주식시장에서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95%는 잃고 5%가 버는데 그중에서 1%가 다 가져가는 시장이 주식시장이라고. 여기 1% 중에서도 0.1%는 정말 대단한 트레이더들이 엄청난 돈을 벌어갑니다.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가 이 주식시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99% 이상의 트레이더들은 실패한다고 하고 트레이딩으로 큰돈을 번 사람을 우리 주변에서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 왜 99% 이상의 사람들이 트레이딩에서 실패를 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어떤 직업을 가지려고 하면 즉 프로가 되려고 하면 그 자리에 가기까지의 많은 사전 지식 습득과 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여기서 프로는 돈을 받고 어떤 일을 하는 행위의 모두를 뜻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의사의 경우 학부시절에 지식을 습득하고 시험을 보고 인턴이 되고 레지던트가 되면서 임상 실습을 거치며 비로소 전문의가 되는 과정을 거쳐서 진정한 의사로 태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환자들은 자신의 아픈 부위에 따라 그 전문의를 찾아가서 병을 치료합니다. 이렇게 의사가 되는 시간이 대략 10년 정도 걸립니다. 하지만 트레이딩은 어떤가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면 다른 의사결정은 그렇게 어렵게 하면서 그 많은 돈을 아무런 준비 없이 덜컥 어떤 주식을 매수하지는 않으셨나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뜨끔하실 겁니다. 

     

    주식 앱을 켜고 호가창을 켜고 매수를 하려고 하는 순간 여러분은 워런 버핏이나 빌 애크먼, 조지 소로스 같은 프로들과 물리적인 공간은 다르지만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가상공간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주식시장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는 그야말로 돈을 벌기 위한 전투가 벌어지는 곳입니다. 그런데 기본적인 지식과 경험 습득도 없이 곧바로 이러한 전쟁터로 나간다는 것은 마치 군인이 총 쏘는 법도 모르고 그냥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해서 실패하고 돈을 잃고 떠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은 이유입니다. 


    위험관리

     

    트레이더의 기본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위험관리를 잘하느냐입니다. 우리가 아마추어 운동선수가 유명한 프로선수가 되기 전에 기본기가 중요하고 기본기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트레이딩에서 기본기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위험관리입니다. 트레이딩은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리스크가 큰 직업입니다. 따라서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을 먼저 깨우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포커와 고스톱을 좋아하시나요? 어떤 걸 선호하고 잘하시나요? 이 두 게임은 가장 보편적으로 일반인들이 즐기는 도박이라는 유사점을 가지고 있지만 트레이딩을 얘기할 때 굉장히 설명하기 좋은 게임들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포커를 잘 치는 사람은 트레이딩을 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포커와 트레이딩은 유사점이 많습니다. 포커는 위험관리와 확률 이 두 가지만 제대로 이해하면 절반은 성공입니다. 프로 겜블러들의 능력은 이 두 가지를 얼마나 게임 중에 잘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먼저 포커는 처음에 카드를 몇 장 받게 되면 이 게임이 되겠다 아니다가 어느 정도 결정이 납니다. 그러면 확률상 이길 수 있다면 베팅할 수 있고 없으면 바로 죽을 수 있습니다. 즉 내가 원하는 패가 나오지 않으면 게임을 내 스스로 중단할 수 있습니다. 가장 적은 리스크를 안고 말이죠. 반면 고스톱은 일단 패를 받고 게임을 진행하는데 내 맘대로 절대 죽을 수 없으며 게임이 끝날 때까지 모든 리스크를 다 짊어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고스톱은 한 게임에 번 돈을 모두 털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내 의사와 관계없이 말이죠. 

     

    포커에서 프로겜블러는 질 때 적게 깨지고 이길 때 크게 먹는 즉 손익비가 큰 게임을 얼마나 잘하느냐입니다. 트레이더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베팅을 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을 경우 자신이 세운 원칙에 따라서 과감하게 손절하고 포지션을 청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격이 흘러가게 되면 정한 원칙에 입각해서 최대한 이익을 길게 끌고 가야 됩니다. 초보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이 가장 못하는 것이 손절과 이익을 길게 끌고 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실패한 경험이 있는 투자자분들은 이해하실 겁니다. 특히 내가 산 주식이 오르지 못하고 손절도 못하고 스스로 우량주 장투 위안 삼으며 버티다가 절반 이상 날아가고 손절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말이죠. 

     

    즉 내가 트레이더의 관점으로 주식을 매수했을 때는 철저하게 손절 규칙을 지켜야 하고 또한 익절에 대한 원칙도 세워서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숙련되지 않은 트레이더들은 이러한 원칙은 실전에서 지키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이건 한게임 가상 머니가 아닌 실제 내 돈으로 하는 실전이기 때문입니다. 모의투자에서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이 실전에서 돈을 못 버는 것처럼 가상과 실전은 다릅니다. 왜냐면 트레이딩에서는 심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심리관리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우후죽순으로 주식강의에 대한 강좌도 많이 열리는 것 같고 책도 나오고 그에 따른 광고도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광고를 보면 마치 이 강의를 들으면 뭔가 대단한 비법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실제로 이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트레이딩 원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비법이 있다면 혼자서 그 비법으로 떼돈을 벌지 절대로 세상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늘 알파를 찾습니다. 이 알파라는 것은 시장 평균 수익을 초과하는 본인만의 비법입니다. 이러한 알파를 알게 되면 본인이 사돈의 팔촌의 돈 다 끌어서 떼돈을 벌지 그 좋은 비법을 왜 남한테 알려주겠습니까? 트레이딩의 원리는 이미 세상에 나 나와 있지만 그걸 그대로 지키고 내재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는 인간의 심리가 큰 역할을 합니다.

     

    트레이딩으로 큰돈을 버신 분들을 보면 계좌 몇 번 깡통찬 경험들이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노력 없는 대가는 없고 트레이딩이라는 것이 인간의 심리를 역행해야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부분이 큽니다. 우선 인간은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큰 동물이고 손실회피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빈번하게 오는 손실의 심리적인 부담을 떨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이익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익금이 언제 날아갈지 모르는 불안감으로 인해서 더 큰 상승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주식을 지레 먼저 매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또한 심리적인 부분의 문제로 인해서 발생되는 사항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심리적인 부담을 떨치기 위해서 알고리즘을 짜서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 트레이딩도 과거의 백테스팅의 결과는 좋지만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마주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심리적으로 이 로직을 계속 가지고 가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끓임 없는 자기 테스트의 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식은 심리게임이라고 하는 것이 이 심리를 다스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러한 심리를 관리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는 ~~ 할 것 같다 ~~ 할 것 같은 느낌이다와 같은 예측으로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 하면 ~한다라는 상황에 따른 대응으로 거래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또한 트레이딩의 기본적인 원리와 본인이 세운 원칙을 그대로 지켜나가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의외로 원칙을 잘 세웠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실패한 트레이더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꾸준하게 뭔가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장기투자가 어려운 이유도 꾸준하게 나의 원칙과 회사의 비전을 믿고 가져가는 투자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투자자는 언제든지 상황이 바뀌면 유연하게 자신의 포지션을 정리하고 빠져나와서 객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트레이더로서 가장 안 좋은 습관이 돈을 잃고 나서 보복심에 도취되어서 이성을 잃고 다시 베팅하러 시장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프로 트레이더들도 수많은 실패와 실수를 합니다. 그들이 아마추어와 다른 점은 본인의 실수와 실패를 인정하고 냉정을 찾으며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재정비를 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심리가 안정이 되면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진입을 해서 얼마든지 잃었던 돈을 되찾고 그 이상의 성과를 올리게 됩니다. 즉 다시 말해서 자신의 매매를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고 시스템에 입각한 매매는 심리적으로 많은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트레이딩에 대한 위험관리와 심리관리 그리고 진입장벽에 대한 얘기를 해보았습니다.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쓴 거 같아서 내용이 좀 체계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트레이딩은 진입장벽은 낮지만 바로 프로와 싸워야 되는 전쟁터이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위험관리이고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경험을 통한 심리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다음 편에는 또 다른 트레이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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