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역전

    최근에 주식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 많은 투자자분들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잡히는 많은 주식 관련 영상들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에 대한 썸네일이 보이는 거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 왜 경기침체와 주가 폭락이 일어나게 되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란?

     

    장단기 금리 역전이란 국채의 이자율이 리스크 프리미엄 때문에 단기물보다 장기물이 높아야 되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장기물 금리보다 단기물의 금리가 더 높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우리가 은행에 예금을 하러 가게 되었을 때 정기예금 1년짜리와 3년짜리 금리가 1년짜리보다 3년짜리가 더 높습니다. 그 이유는 기간이 더 길수록 기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에 금리를 더 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금리는 단기물이 낮고 장기물이 높아야 정상입니다. 

     

     

    그럼 왜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날까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근접한 경기침체를 우려해서 일단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오고 최대한 긴 듀레이션의 채권을 소유함으로써 장기 채권의 가격이 올라가게 되고 그로 인해 장기채권의 금리가 낮아지게 됩니다. 이것이 과하게 시장에서 일어나면 단기 채권의 금리보다 더 낮아지게 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경기 침체로 인해 큰 자금들이 주식시장을 떠나 채권시장으로 이동했다고 보면 됩니다. 


    현재 상황

     

    그러면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봐야 합니다.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결과를 보고 모든 현상을 같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역사적인 사건을 참고하되 과연 지금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우선 이것부터 짚고 가야 될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장단기 역전의 지표로 삼는 채권은 단기물을 2년짜리로 보고 장기물을 10년짜리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베스팅 닷컴에 가면 10-2 Yield Spread라는 지표가 따로 있을 정도로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보는 지표입니다. 

     

    2년 물을 단기물로 보지만 단기물 중에서 가장 듀레이션이 긴 채권으로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채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10-2 Yield Spread의 역전은 시장 참여자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 10-2 Yield Spread의 역전으로 인한 경기침체의 상황을 보게 되면 금리를 한창 올리고 있는 과정에서 기준금리 즉 단기채권의 금리는 올라가는 상황에서 장기채권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그 Spread가 좁아지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번의 경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과한 유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해서 시장에서 프런트 러닝으로 국채를 매각해서 2년 물 금리가 과도하게 올라가서 역전이 된 것입니다. 즉 10년 물은 정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2년 물이 과도하게 금리가 오르면서 10년 물 금리와 붙어버리는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미 국채 3개월 물은 현재 0.54%입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0.25 ~ 0.5% 밴드에 있기 때문에 3개월 물은 아주 정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위험 신호인가?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위험 신호라는 이유로 2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돈맥경화입니다. 우리 몸에 동맥경화가 일어나면 피가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서 큰 병에 걸리는 것처럼 경제도 돈이 제대로 돌지 못하면 경제위기가 오게 됩니다. 은행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로 운용하며 그 Spread를 가지고 이윤을 창출합니다. 일명 예대마진입니다. 쉽게 설명드리면 은행에 우리가 예금을 하러 가면 은행은 보통 1-3년짜리 예금이나 적금 상품을 판매합니다. 반면 우리가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대출을 받을 때는 장기로 대출을 받고 대출 이자율은 예금 이자율보다 더 높습니다. 

     

    자 그럼 생각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은행 지점장이라고 생각해보시면 만약 단기 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으면 고객한테 더 높은 예금이자를 주고 더 적게 대출 이자를 받는데 과연 돈을 빌려줄까요? 설마 은행에서 밑지는 장사를 할까요? 안 할 겁니다. 그리고 만약 해준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이자가 아니라 훨씬 많은 대출 이자를 요구할 것입니다. 이것을 기업에 적용을 시켜보면 기업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빌리러 은행에 갔는데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자금을 구할 방법이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쉽게 안 해주니깐요. 이게 전 사회적으로 퍼져나가면 돈이 돌지 못하는 돈맥경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은 곧 경기침체를 일으키는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더 이상 주식을 사줄 사람이 없다는 뜻입니다. 장기채권의 금리가 낮아졌다는 뜻은 장기채권의 수요가 많다는 것이고 채권의 가격이 올라갔다는 뜻입니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 약 3배 정도 큰 시장입니다. 그만큼 연기금이나 기관들의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 자금의 흐름을 보려면 주식시장이 아니라 채권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됩니다. 이미 채권시장에서 채권의 가격이 높아졌다는 것은 채권 보유자가 많고 팔겠다는 사람보다 사겠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반면 채권시장으로 들어온 돈은 어디서 왔을 까요? 신규 유입자금도 있겠지만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이 많을 것입니다. 경기침체를 반영해서 연기금이나 기관들이 돈을 옮기는 거죠. 이러한 작업을 한 번에 하면 기관들의 경우 스스로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니 리밸런싱을 하면서 야금야금 자금을 옮깁니다. 그러다가 이것이 추세가 되고 점점 채권으로 돈이 몰리면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뭔가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트리거가 발동하면 더 이상 주식을 사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맙니다.  


    주목할 점

     

    현재의 상황에서는 3개월 물과 10년 물의 Spread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만약에 이것이 역전이 되게 되면 정말 위험의 시그널이 발생하게 된 것이고 이 때는 다른 지표들도 참고해서 시장의 붕괴에 대비하는 대응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향후에 기회가 되면 저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대응전략을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10Y3M 금리 역전 상황이 올해까지는 나타날 거 같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제 막 기준금리를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연준은 QT(양적 긴축)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올해까지는 괜찮을 것으로 보이지만 올 연말의 기준금리 상황과 양적 긴축 상황을 보고 내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올해 연말까지 주시하며 봐야 될 것은 기준금리 상승과 함께 연준의 QT (양적 긴축)이 어느 정도 규모로 이루어지며 이에 따라서 미국 10년 물 국채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모니터링해야 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연준이 QT를 하게 되면 기존에 QE (양적완화)로 시장에서 사들인 미국 10년 물 국채를 시장에 팔고 달러를 회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10년 물 국채의 가격이 매도 압력으로 낮아지게 되고 그에 따라서 금리는 상승하게 됩니다. 

     

    이러는 와중에 연기금이나 기관에서 경기침체의 우려로 인해서 채권 매입을 시작하게 되면 QT와 기관 채권 매입 간의 힘겨루기가 발생할 것이고 어느 쪽의 힘이 더 강하냐에 따라서 금리의 방향이 결정될 것입니다. 연준이 올해 정교하게 컨트롤해야 될 것은 적절한 기준금리 인상과 QT의 실시로 Yield Curve 손상을 시키지 않는 정상적인 범위에서 채권시장을 컨트롤하는 것입니다. 


    금리인상기 주식

     

    제가 작년 하반기부터 계속 포스팅에 쓰는 내용인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 금리인상기에 투자해야 되는 회사는 첫 번째 브랜드 파워가 있고 폭발적인 수요가 뒷받침되는 기업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기업이어야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산 가격 증가를 소비자에게 온전히 떠넘길 수 있고 그래야 영업이익의 감소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기업으로 예를 들자면 애플, 테슬라, 샤넬, LVMH 등과 같은 기업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원가가 많이 들지 않는 기업 즉 소프트웨어 파워가 강한 기업이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원자재의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원가가 많이 들어가는 제조기업은 아무래도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필수소비재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제조기업은 너무 높은 원자재 값은 오히려 수요 감소를 일으켜서 매출과 영업이익에 좋지 못합니다. 

     

     

    세 번째는 현금창출과 흐름이 좋은 기업이어야 합니다. 아마도 빅테크 기업들이 여기에 속할 것입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고 QT를 하게 되면 시중의 자금이 빨려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금이 귀해집니다. 따라서 현금창출 능력이 뛰어난 기업이 각광받게 되고, 이러한 기업들은 또한 신용이 좋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금리를 가지고 경영을 할 수 있어서 유리합니다. 


    정 리

     

    지금은 시장에서 도망칠 때가 아니라 금리 상승기에 있을 상승장을 즐겨야 될 시기입니다. 물론 코로나 때 반등처럼 일 년 내내 쭉 올라가는 시장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연준의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의 빅 스텝이나 생각보다 큰 규모의 QT를 한다면 그때마다 시장이 출렁일 수는 있겠지만, 이미 시장은 어느 정도 그러한 가능성에 대해서 반영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을 빌미로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세는 점진적인 우상향을 하게 될 것이고 1월 초에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데로 올해는 상저 하고로 연말에는 올초보다 종합주가지수가 더 높은 곳에서 마감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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