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시장을 통한 주식시장 파악

    어제 나스닥 지수가 -3% 넘게 떨어지고 특히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고 온 테크 주식들이 큰 폭의 하락을 했습니다. 분명 1월 첫 거래일에 엄청난 기대감이 쏟아지면서 시장이 급등하더니 그 이후 이틀간 큰 폭의 하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전문가들의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원인은 어제 나온 작년 12월 FOMC 회의록이 발표되면서 생각보다 인플레이션의 위협에 따르는 긴축과 금리인상이 빠르고 강하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시장의 움직임은 단순히 주식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채시장의 움직임을 봐야 어느 정도 감이 잡힐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럼 왜 주식시장을 보는데 국채시장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오늘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상적으로 금융시장의 3대 축 중에서 주식시장 < 국채시장 < FX(외환시장)의 순으로 시장의 규모가 큽니다. 특히 국채시장은 주식시장보다 약 3배 이상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국채시장의 움직임은 매우 중요합니다. 돈의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국채시장의 자금흐름에 따라서 주식시장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우선 주식시장은 시장조성자(기관)와 연기금 등 대규모 자금을 가진 집단에 의해서 움직여집니다. 당연히 국채시장은 더 이들의 자금 움직임에 따라서 움직이게 됩니다. 연기금 같은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에서는 주식과 채권으로 자산배분을 실시합니다. 그리고 현금 보유 비중은 5%가 채 되지 않습니다. 뭐가 되었건 시장에서 포지션을 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자금은 어디론가 들어가게 되어 있고 그들이 어디로 포지션을 잡고 있느냐에 따라서 시장의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이 시장을 움직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주식시장이 붕괴되기 전에 시그널도 국채시장의 흐름을 보면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서 설명을 드리면 이번 코로나 팬데믹 때 제가 붕괴 직전에 빠져나오게 된 논리적 근거 중 하나로 국채시장의 상황을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2019년 하반기에 Repo시장 금리의 급등이 일어나고 또한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Repo 금리가 급등한다는 뜻은 시중에 유동성이 말라서 자금융통에 더 많은 이자를 줘야 된다는 뜻입니다. Repo 금리는 초단기 금리로 금융기관이 국채를 담보로 초단기로 자금을 융통하는 시장입니다. 초단기 금리인 레포금리가 치솟으면 따라서 단기금리가 치솟게 됩니다. 그러면 장기금리도 올라야 정상이지만 주식보다 안전한 장기국채는 위험을 헷지 하는 수단으로 연기금이나 기관들이 매수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장기국채의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장기국채의 금리는 내려가게 됩니다. 원래 리스크 프리미엄 때문에 금리 곡선은 단기가 낮고 장기가 높아야 되지만 위험의 헷지로 장기국채의 금리가 내려오면서 금리가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입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큰 연기금들과 기관들이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위험을 헷지 하기 위해서 장기국채를 대거로 매입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시중에서 자금을 빌리기가 어려워집니다. 그 이유는 은행은 단기로 돈을 조달해서 장기로 운용해서 그 스프레드의 차이를 먹고 이익을 냅니다. 그런데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되게 되면 은행이 마진을 내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일명 돈맥경화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혈액과 같아서 제대로 돌지 못하면 경제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하게 되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 잠재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하락은 코로나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이미 뭔가 트리거가 발동하면 시장은 붕괴가 될 상황을 갖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창궐하고 이미 많은 자금이 국채로 몰려간 이상 시장에 트리거가 당겨졌을 때 붕괴를 막아줄 시장조성자(기관)이나 연기금 등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어 불가능한 하락의 끝자락에 연준의 개입을 통한 시장 반등의 논리적 근거를 찾게 되면 이들 기관은 엄청난 레버리지를 동원해서 매수에 들어가게 되고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입니다. 


    그럼 지금 상황에서 이런 얘기를 왜 드리냐면 지금의 상황이 시장의 붕괴를 가져올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난 과거에도 금리인상 시기에는 10% 정도의 조정은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제로금리 상황에서 시장이 붕괴가 된다면 지금껏 쏟아부은 천문학적인 돈이 무쓸모가 되며, 또한 붕괴가 되면 연준이 다시 회복시키기 굉장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을 붕괴시킬 만큼의 급격한 통화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시장과 호흡을 맞추는 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10년 물 금리 상승이 기술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술주가 세상을 바꿔가는 혁신으로 시장을 리드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은 긴축이 갑작스럽게 너무 빠르게 진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의 공포심을 베이스로 한 국채 시장에서의 기관들의 흔들기 상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궁극적으로는 10년 물 금리가 2%대로 진입하겠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너무 빠르게 그리고 비정상적인 움직임은 결국에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낙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긴축과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하지만 적당한 금리인상과 긴축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고 성장을 뒷받침해주는 안정적인 금융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새해 첫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올해는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펼쳐질 것이고 이러한 변동성은 누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급락으로 너무 상심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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