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했습니다. 작년부터 환율 상승에 대해 대비해야 된다고 블로그에도 작성했었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얘기했었습니다. 주변 지인분 중 퇴직연금에 안전 자산 30%를 무엇으로 채워야 하냐고 물으시셔서 선물을 편입할 수 없는 연금계좌 특성상 가장 달러선물과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 액티브 ETF 상품을 추천드렸고, 상당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원달러 상승은 필연적이었고 여기서 상승은 단기적인 상승이 아니라 장기추세적으로 상승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럼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에 대해서 얘기해보고 이것을 투자의 관점과 연결을 해보겠습니다.
매표를 위한 적자국채
제대로 자본주의를 이해한 국민이라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적자국채를 발행해서 돈을 찍어내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됩니다. 그 이유는 국가가 돈을 찍어낸다는 것은 국민의 노동력과 구매력을 갈취하는 행위입니다. 돈을 받을 때는 달콤하지만 미래에 그에 대한 청구서를 반드시 받을 수밖에 없고, 그것은 받는 돈보다 몇 배 더 고통을 감내해야 됩니다. 그래서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들은 정말 신중하게 돈을 찍어내는 것을 고려해야 됩니다.
물론 자본주의는 화폐량이 증가하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화폐량 증가가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게 되면 지속적인 자본주의의 성장에 피해를 끼치게 됩니다. 즉 적절한 인플레이션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중산층과 서민에게 가장 큰 위협을 주게 됩니다. 그래서 레닌이 공산혁명을 완성시키기 위한 과제 중에 하나로 '중산층을 인플레이션의 맷돌로 으깨버려라'라는 말을 괜히 한 것이 아닙니다. 중산층을 붕괴시켜 전체 하향평준화 시키는게 공산주의의 목표이기 때문이죠.
코로나 19가 터지고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들이 돈을 찍어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선진국은 기축통화국과 기축통화 바스켓을 구성하는 선진국들을 뜻합니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화폐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신흥국 통화에 비해서 인플레이션을 전 세계가 받아주기 때문에 돈을 푸는데 좀 더 용이합니다. 하지만 이들도 너무 많은 돈을 풀게 되면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받게 됩니다.
전 정부에서 코로나가 터지고 적자국채를 찍어서 일괄적으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뿌렸습니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스팟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닌 선거를 앞두고 매표를 위한 돈 뿌리기를 했습니다. 이것을 통해 일부 계층에게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나 많은 사람들이 소고기 한 번 사 먹고 끝내는 형태로 끝났습니다. 일반적으로 국가가 돈을 뿌리기 시작하면 그 돈이 말단까지 도는데 1.5 ~2년 정도가 걸립니다. 이제 청구서를 받을 시기가 도래했다는 뜻입니다. 이번 정부도 시작과 동시에 600만 원 지원금을 뿌렸는데 그들의 얘기처럼 적자국채가 아닌 초과세수로 커버가 되었으면 합니다.
한국이 몇몇 세계적인 기업들이 있고 생활의 수준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왔을지 모르지만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위치는 아직 신흥국 위치입니다. 하지만 일명 국뽕에 취해서 마치 기축통화국과 같은 위치로 선동해서 재정상태가 선진국보다 건전하니 선진국 수준으로 돈을 뿌려야 한다는 생각은 정말 국민을 두 번 죽이는 행위입니다. 신흥국들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60% 이내로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국민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입니다.
아래의 표는 원달러 환율과 원동 환율을 나타내는 표입니다. 차트를 보시면 둘 다 우상향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뜻은 원화는 두 통화 대비 약세이고 베트남 동화는 미국 달러에 약보합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베트남은 관광이 국가 GDP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터진 이후에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베트남의 관광업은 초토화되었다고 합니다. 외화벌이의 공신인 관광업이 초토화되었는데 베트남의 환율은 어떻게 원화 대비 강세이고 달러 대비 약보합일까요? 물론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베트남은 코로나 때 돈을 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 동화의 가치가 지켜질 수 있었던 것이죠. 당시 베트남 국민들은 고통스러웠을 수 있으나 유가와 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자국의 통화 가치가 유지가 되니 인플레에 상대적으로 덜 고통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수입물품은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이죠.
환율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아래의 표를 보면 원화가 일본 다음으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 약세가 두드러집니다. 몇 개 국가에 대해서 이유를 굳이 따져보자면 중국은 코로나 사태 때 최소한의 돈을 찍어냈고, 홍콩은 달러 페그제이니깐 논외로 치겠습니다. 그리고 호주의 경우 자원 부국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황이 오면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에 대한 통화 방어가 어느 정도 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될 나라가 바로 일본입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아주 비슷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기축통화 바스켓에 들어가 있으며 그 많은 미국 국채와 각종 해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도 돈을 찍어내는데 앞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지난 20년간은 버텨왔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일본도 무제한 양적완화로 인해서 엄청난 통화절하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모습이 우리가 앞으로 10~15년 뒤에 맞이할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산율이 세계 최저이고 고령화는 최고 속도이기 때문에 앞으로 대한민국은 엄청난 부양비를 지불해야 됩니다. 아직은 피부로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2030년대로 들어가면 급격하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돈을 버는 사람은 없는데 쓰는 사람만 있다면 과연 그 사회가 유지가 될 수 있을까요? 노년인구가 많게 되면 가뜩이나 노년 빈곤율 세계 1위인 대한민국인데 당연히 인구구조상 정치인들은 매표행위를 위해서 돈을 직접 주는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들고 나올 것이고 이것은 통화절하의 늪으로 계속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결국 원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장기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는 뜻은 장기적인 원달러 환율 차트 (20년 이상)에서 전저점을 깨지 않고 전저점이 계속 올라가는 우상향 추세를 뜻합니다.
연기금의 움직임
최근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 달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서 환율이 상승하게 만든 이유라고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은 매우 정상적인 행동입니다. 저는 늘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합니다. 투자할 때 말은 믿지 말고 돈의 움직임만 보라고 합니다. 말은 거짓을 보여줄 수 있지만 돈은 절대 거짓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요.
국민연금이 왜 해외주식 투자를 늘릴까요? 물론 국내 주식 비중이 높으면 나중에 국민연금이 적자로 돌아서게 되면 한국 주식시장에 엄청난 매도세를 유발하기 때문에 미리 움직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원화가 강세가 되어서 환율에서 손해를 보게 되는데 장기적으로 달러로 투자를 할까요? 그럴 리 없습니다. 이미 연기금은 알고 있는 것입니다. 공식석상에서 얘기를 못할 뿐이죠. 누가 공적기관에서 장기적으로 원화 약세가 예상되니 달러 사서 해외주식에 투자하겠습니다 하겠습니까?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투자를 늘려서 지금 당장은 환율이 오르는 고통을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정상적인 투자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내 주식 투자하는 분들은 뭔 개소리냐고 하겠지만 정말 중립적으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국민연금이 내 노후를 책임져야 된다는 상황이라면 어떤 판단을 내릴지를요.
전문가 맹신 금지
각종 유튜브와 언론에서 나오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죠. 특히 지금은 원달러 환율이 너무 올랐으니 저평가되고 많이 빠진 한국 주식에 투자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한국 주식은 10년에 1~2년만 해야 됩니다. 쉽게 얘기하면 미국에서 금리 낮추고 돈 푼다고 하면 들어가고 금리 올린다고 얘기 나오면 빠져나오면 됩니다. 그리고 다음 돈 풀 때까지 안 해야 됩니다. 아 물론 트레이딩에 정말 소질이 있는 상위 0.1%의 투자자들은 테마주와 단타를 통해 한국 주식만큼 돈 벌기 좋은 시장도 없습니다. 물론 존버 해서 다음 돈 풀리는 시기까지 버텨서 전고점 뚫을 때까지 들고 있을 수 있지만, 몇 년간 자신의 자산의 상당 부분을 마이너스 상태에서 버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럼 좀 풀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이번 조정 하락장이 마무리되고 나면 미국 증시는 전고점을 뚫고 올라갑니다. 시간의 문제이지 이것은 99.9% 맞습니다. 그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시장은 다릅니다. 돈의 가치가 올라가면 신흥국 시장은 매력이 떨어집니다. 여기서 돈은 달러를 의미합니다. 전 세계에 돈은 딱 하나입니다. 기축통화인 달러죠. 모든 자산의 수익률은 달러 기준으로 해야 됩니다.
돈의 가치가 올라가면 달러는 미국으로 들어오고 당연히 미국 주식시장으로 유입이 됩니다. 그 돈은 미국 시장의 상승을 이끕니다. 그리고 일부 자금은 다시 시장이 좋아지면 신흥국 쪽으로 들어가긴 합니다. 그러면 긴 7~8년간의 박스권 장세가 시작됩니다. 이번 조정 하락장이 언제 마무리되어서 진짜 바닥이 잡힐지 모르겠지만 코스피는 그 바닥과 3300의 사이의 박스권에서 장기간 움직일 것입니다. 물론 2016의 D램의 호황이 이끈 삼성전자의 실적 상승으로 인한 전고점 돌파처럼, 수출 주도의 세계적인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 전고점을 뚫을 수도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환율 하락분보다 주식의 상승분이 훨씬 높기 때문에 미국 주식이 코스피랑 같은 조정을 받으면 당연히 미국 주식에 들어야 합니다. 환율이 높아서 미국 주식하지 말라고 하는 건 언론에 나오는 전문가들 그들의 성과를 높이기 위함일 뿐이죠. 그리고 한두 번 예측이 맞을 수 있지만 그들도 같은 인간이기에 대부분 몇 년 주기로 하면 다 틀립니다. 제가 지금까지 투자를 해오면서 보면 진짜 투자의 고수들은 절대 언론에 나서지 않습니다. 언론을 통해서 인지도를 높여서 다른 쪽에서의 수입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나만의 노하우와 돈 버는 방법을 그렇게 잘 아는데 나와서 공개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걸로 전 재산 끌어모아서 투자하는 게 훨씬 더 많이 벌죠.
따라서 전문가들의 말을 맹신하지 말고 다양한 사람의 의견은 참고로 하되 스스로 현재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바람직합니다. 물론 빨리 돈 벌어서 부자 돼서 은퇴하고 싶은 게 투자자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이고요. 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쌓여가는 실전에서의 경험은 시간으로 축적이 되고 언젠가는 높은 수익금으로 보상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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